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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세진(Desert Christian High School 2013. 6월 졸업) 후기-2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22 | 조회 159,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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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가족과의 관계도 유학생활에 큰 영항을 미친다. 나는 호스트를 무려 네번이나 옮겼는데, 이유도 가지가지지만 지금 돌아보면 다 이해력 부족과 문화적 차이가 컸다. 한가지 간단한 예로많은 호스트들은 유학생들이 그들 가족의 일원으로 ‘자기방 청소’를 시키는데, 그 정도 일도 안 한다면 호스트와의 불화는 자기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미국인 가정이 유학생들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에게 미국 문화를 잘 알려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함인데, 문제 있는 한국 학생들의 특성이 방안에 꼭 박혀서 컴퓨터만 하는 것이니 호스트 가족 입장에선 실망스럽고 답답할수도 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했지만 나는 홈스테이를 옮기면서도 대부분의 이전 호스트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특히 호스트 집의 자녀들 Cameron, David, James, Josh 등은 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사람들이니 잊을 수가 없다. 
유학 중에 공부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굳은 자기 의지와 목표를 향한 자각심이었다. 
예를 들어 9 ~ 10학년 때까지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11학년 때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야 된다. 나 같은 경우는 9~10학년 때까지는 그저 학교의 성적관리만 하다가 11학년이 끝나서야 SAT와 대학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너무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에 11학년 여름방학 때 정말 고생했었다. 물론 9 ~ 11 학년 때도 여름방학 때에는 SAT 학원에 다녔었지만, 얼마나 큰 비중의 시험인지 인식하지 못해서 숙제도 대충하고 단어도 대충 외웠다. 그렇게 11학년 5월에 처음 본 SAT에서 1600점 대를 맞고, 6월의 본 SAT를 1700점을 맞았다. 비로서 그때서야 정말 '아, 이렇게 하면 정말 부모님께 실망만 드리고 좋은 대학을 못 갈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대로 준비를 안하고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서 내가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11학년 후 여름에는 학원이 왕복 4시간 거리였던 지라 주말에만 어느 탁월한 선생님께 과외를 받고 주중에는 독서실에서 SAT를 독학하기로 했다. 뒤늦게 공부에 발동이 걸인 셈인데, 공부하는 동안 마음속으로는 ‘만약 이전처럼 게으른 습관이 계속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진정으로 내가 꿈꾸는 것은커녕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긴장감이 몰려왔다. 이 긴장감 덕분에 공부에 속도가 붙었던 것 같다. 
나는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12학년 때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가 도착하기 전까지 나는 "아마 안될꺼야" 라는 실망감과 딜레마에 빠져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00대학교 합격이라는 낭보를 접했을 때 그 성취감은 지금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사실 나는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학교에서 트랙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스트 아들 Josh 에게 "나는 오늘 엄청나게 안좋은 뉴스를 들을꺼니까 내방에 들어오지마" 라고 신신당부를 해놓았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 마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컴퓨터를 켜면서 혹여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며 확인했는데, "Congratulation! (축하합니다!)" 라고 써있는 첫 단어를 보고, 굳은 표정으로 절대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Josh를 끌어안고 너무 기뻐서, 적어도 삼십 분 동안 흐느꼈다. 무엇보다 합격을 통해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았다는 게 진심으로 기뻤다. 만약 지금 대학 입시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나면 나중엔 크게 보상받을 것이라는걸 조언해주고 싶다. 이 합격소식을 들은 이후에는 마음이 가벼워져서 마치 폭풍우가 지나간 뒤에 무지개가 피듯, 12학년 말쯤엔 마지막인 만큼 정말 친구들과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캠핑도 가고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결론적으로 유학을 선택한 것은 나의 최고의 결정이자 경험이었다. 또한 다른 차원의 문화를 접한 덕분에 사회성도 많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최고의 추억을 가슴에 담으며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게 되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힘든 시간도 엄청 많았고, 때론 서러워도 가슴에 삭이며 울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나니 내가 새로워진 거 같다. 
마지막으로 노랫말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너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너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유학생활 중에 고생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설사 그 고통 중의 대부분이 나의 경우처럼 자신과의 싸움일지라도 자기의 가능성을 낮게보지 말고 끝까지 싸워내길 바란다. 왜냐 하면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후배 여러분의 건투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