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배세진(Desert Christian High School 2013. 6월 졸업) 후기-1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21 | 조회 15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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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입학허가 받은 대학리스트] 
Emory University / University of California - Berkeley / University of California - Los Angeles / New York University 
College of William and Mary / Boston College 
Pepperdine University (scholarship $30.000) /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 Boston University 
University of South Carolina-Columbia 
[나를 새롭게 만들어준 소중했던 추억] 
많은 유학생들이 유학을 결정하기까지 꽤 파란만장한 과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아빠의 "세진아 너 미국갈래?" 와 나의 장난스런 "응"이란 대답만으로 미국에 가게 되었다. 

게다가 나는 많은 유학생 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일명 "Party State" 캘리포니아로 유학이 결정 되었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필리핀에서 이미 짧은 기간 유학생활을 했었지만, 갑작스럽게 미국이라는 큰 세상에 나가게 된다 생각하니 처음에는 무척 두렵고 걱정이 됐다. 필리핀에선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온갖 투정도 부리고 어리광도 부릴 수 있었는데, 백인들이랑 같이 산다는 건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어쨌든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있던 사람들은 내 첫 번째 호스트 가족이었다. 엄마와 아들 둘이서 사는 평범한 가정이었는데, 그때는 내가 덜 성숙했고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굉장히 힘들었었다. 매일 밤 아빠한테 전화해서 투정부리고, 정말 서러울때는 울기까지 했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웠던 과정 그 모든 게 나를 "나"로 만들어준 발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캘리포니아로 가게 되었는데, 주변 지인들과 유학 전문가들의 우려는 "캘리포니아는 너무 놀게 많아서 애들이 공부를 안해" 였다. 인정하는 바이다. 과연 그 명성에 맞게 난 정말 Desert Christian Middle School 에 8학년으로 입학하자마자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았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행복함 없이 어떤 재미로 공부를 하고 영어를 배우겠는가? 우리 학교에는 한국에서 온 학생이 나를 포함 두 명밖에 없어서 그런지, 미국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면서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었다. 그때만해도 낯가림이 심했던 나는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곧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껄끄러웠던 홈스테이를 옮기면서 행복한 8학년을 보냈다. 
유학 전에는 많은 한국학생들처럼 책을 통해 영어를 배웠는데,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책을 통해 배운 영어가 너무 부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됐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내 친구가 "Hey man, what's up?" 이라고 말했을 때 은어를 이해 못하고 "Uhh... Ceiling? (천장)" 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잘 알겠지만 What's up 은 미국 청소년식 인사법이다. 하지만 그대로 번역하면 "위에 뭐가 있니?" 라는 이상한 말이 된다.) 
그때 나는 외국어는 책으로 배우는데 한계가 있으며 “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이야말로 진짜 살아있는 영어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학교의 친절한 미국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열심히 대화함으로써 하루가 다르게 영어가 늘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쯤 나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성공한 많은 선배유학생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아, 나도 꼭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를 가야지!' 라고 결심했다. 물론 그 마음이 오래가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유학은 9학년 때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한다. 나도 유학은 9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혹은 그 이전부터 오랜 기간 동안 친구 사이로 지내온 아이들 사이에서, 중간에 온 아이들은 정말 끼기가 힘들다. 모든 학교의 모든 유학생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긴장할 것까지는 없다. 나는 다행히 8학년때 유학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 문제는 없었지만, 뭐 그렇다고 문제가 꼭 없었던것만은 아니다. 유학생들이 유학 초기에 긴장, 실수, 패닉을 안 했다면 그건 다 허풍이거나 거짓말일 것이다. 난 9학년 때 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를 수업 발표 중에 썼다가 교장실까지 불려갔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혼나지는 않았다. 
많은 유학생들이 “9~10학년은 정말 대충대충 공부하고 11학년 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교 가겠지”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그런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있다면 “일찍부터 정신을 차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이름 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최종 성적(GPA)이 평균 3.5 이상 나오게 하려면 9학년 때는 4.0 정도를 유지해야 된다. 무엇보다 경험상 이 성적은 학년이 오를수록 점점 내려간다. 
또 일부에서는 방과후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조언을 듣고 9학년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학생들이 있는데, 난 차라리 학교와 미국 문화에 적응하고 성적관리를 착실히 하고 차근차근 인간관계를 쌓아가며 한 두 가지 방과후활동만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지나치게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느라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면, 나중에 대학지원을 할 때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나는 Mathlete, ASB, CSF Cabinet, Track, Cross Country 등의 개별활동과 스포츠를 했는데, 정말 여러 가지를 하는 것보다 한 두 개를 깊이 파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것도 좋지만, 솔직히 말해서 4~6개 활동을 하면서 높이 올라가고 GPA 를 4.0 이상 유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바쁠수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유학생들에게 하나라도 스포츠를 듣는게 옮다고 본다. 스포츠는 친구들과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줄뿐더러 새로운 친구들을 가장 빨리 쉽게 만날수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나는 내 친구들을 따라 Cross Country 에 들어갔는데, 내 다리는 정말 고생했지만 내 사회성과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이랑만 놀아야 된다고 하는데, 나는 꼭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제로 내가 처음 미국에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를 도와준 한국친구가 있어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또한 때때론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돈독한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나는 아르헨티나 온 내 절친 Rodrigo를 포함 독일에서 온 Max, 콜룸비아에서 온 Vanessa 등과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만약 정말 한국인들끼리 모여서 놀고 다닌다면 그것은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에 와서 한국인들과만 어울리면서 한국어를 쓰고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문화를 즐긴다면 유학생활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