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하예원 (St. Mary Academy- Bay view 2015년 졸업, Brown University 입학)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27 | 조회 158,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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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학교 3학년때까지 나는 공부에 열정이 없었다. 시험기간에는 친구들과 독서실에 가서 노는게 즐거웠고 수업시간에는 방과후 놀 계획을 짜기 바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딱히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고, 되고 싶은 것도 없던 나는 목적없는 공부를 해야 될 필요를 못 느꼈다. 나는 학원을 많이 다니는 학생도 아니었고 가끔 수학과외를 하거나 영어학원을 다녀도 항상 시간때우기 식이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별다른 열정이 없던 나에게도 항상 바라던 것이 있었다면 그건 미국유학이었다. 애국심과 별개의 문제로 한국은 정말 작은 나라이고 기계같이 공부하는 이 나라의 아이들 사이에서 나도 똑같이 로봇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나로 하여금 미국유학에 대한 생각을 부추겼다. 기회는 정말 우연처럼 찾아왔고 9학년때 나는 펜실베니아로 유학을 떠났다. 9학년을 마치고 10학년에 접어들면서 나는 더 큰 학교에서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 Nacel Open Door를 통해 로드 아일랜드의 St. Mary Academy-Bay View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우선 우리 학교에는 정말 한국인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나와 잘 맞는 미국 아이들과 같이 다니게 되었고 고등학교때 같은 조정(Crew) 팀에 있었던 아이들과 가장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이렇게 Bay View에 다니는 3년 동안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11학년 여름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한국에 놀러오고 12학년 여름에도 친구들이 나를 보러 한국에 놀러 왔었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녀도 고등학교때 친구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는데, 굳이 미국까지 갔으면 국적 상관 없이 의무적으로라도 평생 갈만한 좋은 친구들을 사귀어 놓아야 한다는 거다. 정말 편견없이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건 어렵지 않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 미국 생활에 적응 하는 것도 이렇게 마음을 열고 그나라 친구들을 많이 사귀다 보면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내가 가장 하고싶은 말 중 하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많큼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사귀는 일에 공을 들이는 것도 나중에 뒤돌아 봤을때 남는게 많은 유학 생활 이라는 거다. 그 사람들이 나와 너무 달라서 나중에 남이되던, 끝까지 친구로 남던, 분명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너무나도 많고 자신의 Comfort Zone에서 끊임없이 나오려고 애쓰는 과정을 겪는 것이 유학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니까.. 

앞서 말했듯이 나는 한국에 있을때는 정말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다. 그렇지만 유학을 온 그 순간부터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왜냐하면 내 공부에 목적이라는게 생겼고 유학은 내가 졸라서 온 것이기에 어떻게든 해야 한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무리해서 Course Load를 짜다 보면 당연히 Honor와 AP 위주의 스케쥴이 나온다. 그 스케쥴을 맨 처음 짤 때 나는 영어도 잘 못했고 그 외의 과목들도 별로 기본 지식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학교 카운슬러들이 레벨을 낮추라고 반대도 했지만 또 다시 조르고 졸라서 내가 원하는 코스들을 들었다. 그렇게 코스들이 짜여지고는 정말 나는 온 힘을 쏟아 공부했다. 다른 아이들도 그렇지만 나는 매일 매일 두 세 시간씩 조정 연습도 가야 했고, 주말에는 경기하러 다른 주까지 여행을 해야했고 학교 자유시간에는 다른 아이들 Tutor로 봉사도 하고 Model Legislature를 하면서 회의도 가고 그 외의 클럽들도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정말 남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많은 밤을 세웠으며, 내가 밤을 새고 공부하는 건 수업시간에 모르던 내용들을 공부하고 과제를 완벽하게 해내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도 입술을 뜯으면서 절대 졸지 않았다. 그런 생활이 반복 되다 보니 내 몸도 점점 잠이 부족한 거에 익숙해져 갔지만 가끔은 정말 내가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다 놓고 자고 싶다는 마음도 굴뚝같았다. 하지만 그런 약한 생각을 할때 마다 방학이 찾아왔고, 나는 방학동안은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니고 놀러 다니고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금방 또 다시 원기 충전을 했다. 그렇게 분명 매일이 바쁘면 힘들고 짜증나는 날도 많지만 그 때마다 다가오는 방학들, 곧 나오는 성적표, 무엇보다도 나를 믿고 미국에 보내주신 부모님 생각을 하며 참다보면 금새 또 일년이 지나있었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지 항상 나는 미국에 와서 무엇이든 내 최선을 다했고 그러다 보니 끝에는 좋은 결과도 따라왔다. 하지만 나는 결과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라고 믿는다. 지난 4년 내가 혼자 미국에 있는 동안 사람으로서 성장하고 배운 것들, 주체심, 자존감, 노력 같은 것 들은 감히 단지 결과 하나와 비교하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들이다. 열심히 사는게 어떤 건지를 배우고,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진심으로 내 모든 것을 쏟았다면 그 사람의 결과가 어떠하든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했다고 생각하고, 당장은 아닌것 처럼 느껴질 수 있어도 후에 인생에서 꼭 성공할만한 계기가 있는 사람이 된거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년은 나를 또 한번 더 성숙한 사람으로 바꿔 주었다고 믿고 나를 믿고 지지해 주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또,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게 끝나고 졸업을 한 지금 그 4년을 다시 돌아봤을 때 나는 그 어떤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