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조민정(제 19기) - West Bend East High School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46 | 조회 11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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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고 인터뷰를 하고 서류 준비하던 1년 전 그때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합니다. 꿈만 같았던 미국 유학 생활이 눈앞에 곧 펼쳐진다는 것이 미국에 발을 디딜 때까지도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부푼 꿈과 기대, 약간의 두려움을 가득 안고 비행기를 탔던 게 벌써 1년 전 일이라니 참 시간이 빠른 것 같습니다. 

1년 전 솔직한 심정으로는 “ 가서 적응만 잘 하자” 는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서였는지 처음 몇 일은 울며 전화기를 붙잡고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마음을 굳게 먹고 나 자신을 바꾸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는 걸 기다리기 보단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면서 친구들을 사귀었고, 낮았던 성적이 점점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학교 생활은 더욱 재미있어졌습니다. Memorial weekend 에 미네소타로 여행가서 Water park도 가고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Mall of America 에서의 쇼핑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한참 즐거울 무렵 어느 새 한 학기가 끝나고 한국에 잠시 돌아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가 새 학년이 되었습니다. 또다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두 번째 학기에는 댄스팀 생활로 인해 누구보다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춤을 배운 적은 없지만 춤추는 것을 매우 좋아했던 저는 용기를 갖고 댄스팀 tryout에 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배운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더블 턴도 제대로 못하는 저는 떨어질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오디션을 봤고 그 결과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저희 팀은 학교에 치어리더 팀이 없기 때문에 댄스팀이 치어리더 팀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매일 오후에 학교에 남아 땀 흘리며 연습하고 풋볼, 축구, 농구경기 halftime에 공연을 하였습니다. 집에서도 항상 스트레칭 하고 기술 연습을 하고 또 친절하게 설명해준 코치와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한두 달이 지나자 어느 정도 기술을 익혔습니다. 갈수록 실력이 는다고 칭찬도 받고 앞자리에 서기도 하고 즐거웠습니다. 공연이 있을 때마다 춤추는 것 자체가 즐겁기도 했지만 댄스팀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공연 마지막에 박수를 받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댄스팀 친구들 덕분에 더 많은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생활은 지난 학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즐거워졌습니다. 금요일만 되면 친구들과 영화 보러 가고 스타벅스 가서 수다 떨고 친구들 집에서 sleep over 를 한 즐거웠던 그때가 그립기만 합니다. 또 평생 잊을 수 없는 것이 Human Anatomy 수업이었습니다. 의사가 꿈인 저는 이 수업을 통해 근처 대학교에서 직접 인체를 보았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해부 실습과정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Thanksgiving Day와 크리스마스 때는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이 아닌 진짜 미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갔던 시카고 여행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길고도 짧았던 10개월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며 적극적으로 살면서 전과목 A+를 받을 수 있었던 저는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를 이해해주고 도와주었던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의 인연이었지만 나중에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고, 아직도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길 것만 같던 1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한국에 와서 되돌아보니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제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아무도 모르는 낯선 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힘들 때 가장 많이 배우고 가장 많이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그 힘든 것의 끝에는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한 페이지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즐겁고 뜻 깊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나셀오픈도어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