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이수언(교환학생 제 19기)- Red Rock Central Jr./Sr. High School)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45 | 조회 11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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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저에게 2008년이 어떤 해였냐고 한마디로 정의해 보라고 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통틀어 저는“너무너무 좋았던 시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 미국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결정한 계기는 다른 한국의 친구들과 똑같이 정해진 고등학교로 가서 정해진 공부를 하기에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저에게 제안을 하셨고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대해 막연한 꿈이 있던 저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바로 선발시험을 치르고 서류작성과 출국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비행기 안에서도 앞으로의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저 좋고 흥분되기만 했습니다. 드디어 공항도착! 1월의 미네소타 Sioux Fall.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왠지 호스트 가족 같은 느낌의 분 들이 계셨습니다. 아빠, 엄마, 남자아이(9살), 여자아이(7살). ‘아! 뭔가 내가 바랐던 이상적인 호스트가족의 모습이다’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 가족은 예상대로 저의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셨습니다. 집으로 오는 도중 맥도날드에 들려서 치즈버거를 먹었는데 그때서야 ‘아 내가 지금 미국에 있구나!’ 라고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도착 며칠 후 처음으로 학교에 가기 전,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무서움이 느껴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짖궂게 구는 애들도 있던데 정말 그러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과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닌 학교가 있었던 지역은 작은 시골 같은 곳이라 그런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짓궂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첫날은 복도에서 모든 아이들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느낌을 받았고 모든 쑥덕거림이 마치 다 나에 관한 이야기 같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옆집 여자아이가 저와 동갑이라 그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많은 어려운 점을 그 친구와 그 친구의 다른 친구들이 친절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넉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도 조금밖에 늘지 않은 나의 영어실력 때문에 약간의 고민이 있었고, 여전히 많은 친구들이 도와주긴 했지만 왠지 소외 받은 느낌도 가끔씩 들었습니다. 
호스트 부모님, 친척 분들은 정말로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호스트 집의 아이들은 처음엔 저에게 호의적으로 굴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유치하게 기분 나빠지려 할 때도 있었지만 워낙 귀여웠고, 어린 동생들이려니 하고 넘기곤 했습니다. 그렇게 뭔가 모든 것이 자리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여름방학 때 잠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다시 미국에 들어가면 좀 더 변화된 모습으로 생활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8월 달에 미국으로 돌아간 저는 처음보단 나아진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 모든 게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고 호스트 집 아이들도 점점 저에게 호의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과도 더욱 친해질 수 있었고 선생님들의 설명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 학교에서 합창단, track, 농구, 뮤지컬을 했었는데, 특히 농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응원해주고 도와준 결과 마지막 게임 날 골을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모두가 너무 좋아해주었고 응원해 주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사실 미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참 즐거웠던 것 중의 하나가 공부는 물론이고 이런 방과 후 활동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activity 활동을 통해 공부와 또 다른 배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친구들과도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약 1년 정도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바뀌지 않으면 어딜 가서나 똑같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를 생각해주고 도와준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에게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소중한 2008년, 어쩌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지도 모를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너무 좋았고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살짝 느끼게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물론 좋았던 날들이 있었던 것과 반대로 좋지 않았던 날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기억은 불행했던 날들보단 행복했던 날들만 기억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건 추운 아침에 샤워하면서 제 자신한테 했던 말인데 나름 도움이 되었답니다. 

“춥지 않아! 춥지 않아! 죽지 않아!” 여러분 Be str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