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배선영(교환학생 15기) - The King's Academy

작성자 KEF
작성일 18-01-16 14:40 | 조회 80,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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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소중한 경험, 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일년이라는 시간. 
이 시간에 저에겐 어찌 보면 참 긴 것 같은데 다 보내고 나니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린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경험을 한 교환학생들에게 이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일 인 듯합니다. 
먼저 수많은 교환학생 중 한 명으로서 저의 경험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아빠, 엄마, 나셀오픈도어 선생님들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모든 분들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2006년 1월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엄마의 눈물을 보며 저는 저를 태우고 갈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는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가족과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일들로 인해 '이걸 정말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마지막 순간에 저는 마음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가족과 떨어지는 일은 아니었지만, 1년 365일 이라는 큰 숫자는 결코 만만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배우기 위해 하는 일에는 항상 포기해야 할 부분이 따르기 마련인데도 말이예요. 비행기에 올라타 막 이륙하려 할 때, 저는 속으로 '그래, 1년 금방갈꺼야!'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주문을 외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엉뚱한 행동인데요. 강한 눈과 바람때문에 집에서 3시간 떨어진 도쿄에서 하룻밤을 지세우며 다른 학생들보다 하루 더 늦게 미국에 도착했을때, 헬륨가스가 든 풍선을 2개들고 마중나와계셨던 저의 미국 아빠, 엄마를 보고 저는 '아! 결국 시작이 되었어!'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기대에 찬 눈과 열린 마음으로 반갑게 반겨주는 미국인들. 한국에서 상상한 것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전체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았던 펜실베이나주에서는 흑인이 상대적으로 많아서인지 인종차별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더 반겨주는 것 같았습니다. 비행기가 바뀌는 바람에 짐이 1주일 늦게 도착해서 고생을 했지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고, 화요일마다 학생예배를 나가면서 집에 대한 그리움은 조금씩 작아져갔습니다.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200명도 채 안되는 사립기독교학교, 너무나도 그리운 학교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만약 지금 미국이나 외국으로 교환학생의 자격으로 유학 갈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저는 가능한 많은 활동에 참여를 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집을 떠나 먼 이국 땅에서 내가 포함될 수 있는 group이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위로며 기쁨이었는지 모릅니다. 한국의 고등학교생활에 적응되어있던 학생중의 하나였던 저에게는 가능한 많은 과목을 듣고 배우고 싶어 무리한 과목결정을 하는 실수도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중요한 미국인들 사이에서 제가 아마 지나치게 공부만 열중하는 듯 한 오해를 사기도 하였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시작된 1학기(참고로 저는 2학기 1st term에 학교를 들어갔음) 때 저는 처음 학기보다 더 적은 수의 과목을 골랐고, 교회, 학교,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라려고 노력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농구부, 드라마클럽, 행사 등에 참여했고, 교회에서는 화요일마다 학생부의 피아노 반주를 맡고, 또 수요일마다 교회에서 LIT(Leaders in Training)로서 유치부 아이들에게 성경과 친구들과의 사랑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번 꼴로 토요일에는 전도 팀 모임을 가졌고 일요일에는 교회를 가서 교회 주보를 나눠주거나 예배 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글을 쓰며 보니 참 여러 가지를 한 것 같아 뿌듯한 느낌이 들곤 하지만, 한 가지 가장 중요했던 일은, 제 미국 엄마와의 시간 문제였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죠. 하지만 여섯 달 남은 상황에서 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어요.'라고 이해를 부탁 드렸고, 몇 번으 대화를 거쳐 서로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유학생들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자신의 생각을 어찌 보면 당돌하게라도 표현하고 모든 사람들과 대화로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인 듯 합니다. 
교환학생의 기회를 가진 사람은 정말 선택 받은 사람 같습니다. 미국인들의 외면적인 생활 뿐만이 아닌, 그 사람들의 내면적 문화까지도 배워 올 수 있었던 이 기회. 또한, '한국'이라는 작은 땅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미국에 대해 들리기만 하는 이야기들로 그 사람들 전체를 판단하고 비판하는 일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게 해준 기회. 너무 오버하듯이 듣릴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작은 종이 한 장에 짧은 글을 마무리 지으며 눈물이 핑돕니다. 바로 어제 동생이 다니는 회화학원에서 만난 캐나다인과 대화할 때에도 단지 그 사람이 미국 바로 옆에서 왔고 내가 1년 동안 쓰던 말을 한다는 이 두 가지 사실로 저는 미국에 있는 '우리 집'하고 또 다른 향수병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이 너무 그립습니다. 가족과 교회와 매일 새벽 6시 40분에 타던 스쿨버스, 학교 모든 것이요. 배울수 있다는 것, 배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많은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 너무 소중한 경험, 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