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교환학생 제 22기) – River View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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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의 보물, 미국의 경험”
지금부터 2년 전 저는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장래에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이것저것 찾아도 보고 귀 기울여 자료들도 찾아 보았지만 쉽게 결정지어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5살 어린 동생이 약 석 달간의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것을 보고 제 생각은 구체화 되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외국 어학연수에 대한 부정적 시각들도 있었지만 동생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자기자신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현장 경험 이상 중요하고 직접적인 자극은 없다고 생각 되었고, 그 때 저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황금의 시기가 바로 지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준비하던 특목고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교환학생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교환학생 참가를 결심한 후 2009년 겨울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1월 학기에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생년월일 때문에 9월 학기에 맞추어 준비를 하게 되었고 마음은 좀 조급했지만 9월 학기의 장점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미국의 학기가 9월부터 시작 된다는 것과 한국에서의 고등학교 생활도 한 학기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서류 준비를 끝내고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출국 날짜를 기다릴 때는 여러 가지 기대와 다르게 호스트와의 관계, 학교에서의 학업, 친구들 관계, 음식, 여러 가지 문화적 차이까지 걱정되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당하게 긴 여정에 올랐습니다. 약 20시간의 기나긴 시간 끝에 종착지인 Canton/Akron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서 내려 게이트에서 빠져 나왔을 때 저만치에서 앉아계시는 인자한 모습의 호스트 부모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은 마치 늘 뵈어왔던 아주머니, 아저씨처럼 저를 아들처럼 다정하게 대해 주셨고 저는 처음이 아니듯 느껴지는 편안함으로 어느새 그분들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미국생활, 이 미국생활은 너무나도 다른 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끝없는 한국고등학교의 경쟁 속에서만 살아오던 저는 오하이오의 작은 시골마을인 Coshocton에서 한국에서와 사뭇 다른 여유로움을 느꼈습니다. 학교가 시작하기 전 일주일 정도 일찍 도착한 저는 주말에 호스트 아빠와 외곽지로 드라이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넓고 푸른 들판에서 한가로이 뛰노는 사슴들, 조랑말들, 굽은 길 사이로 보이는 석양, 모든 것이 정말 신비로우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난 후 미국학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간 들은 수업은 Hor. Geometry, P/E, English 10, American History, German 1, Physical Science 였습니다. 과목들을 선택하면서 언어의 장벽도 있고 해서 굉장히 어려울 줄 알고 잔뜩 겁을 먹고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수업은 그렇게 어렵진 않았고 Hor. Geometry 는 보통 Geometry보다 한 단계 높은 수업이었지만 대부분이 제가 중3, 고1때 배운 내용이 많아서 쉽게 느껴졌습니다. 그에 반해 English10은 영어 때문에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던 터라 처음엔 English10 textbook의 한 페이지도 읽기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선생님께 질문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호스트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서 열심히 한 결과 첫 학기부터 A를 받고 그 뒤로도 쭉 A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섯 학과목 중 P/E 과목을 제외한 다섯 과목들은 매일 꾸준히 공부를 해야 했고 처음
9 주(1 quarter) 동안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첫 9주 동안 꾸준히 공부한 덕인지 2 quarter부터는 처음에 저를 괴롭혔던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처음 보다 쉽게 느껴졌습니다. 즐거운 학교 생활도 이 때부터 시작되었고 그 결과 일년간 꾸준히 전과목 모두A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학교 수업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기에 다른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Basketball team에서 활동했고 봄에는 Track team에서 활동했습니다. 이 스포츠팀에서의 경험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보통 스포츠팀들은 방과후 3시간 가량 연습을 하며 굉장히 힘든 훈련들이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운동하다 보면 3시간은 정말 금방 가버립니다. 저는 스포츠팀에서 활동하며 정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원정경기를 다니며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체험할 수 있었으며, 스포츠팀에서 활동하면서 알게 된 많은 친구들, 이렇게 친해진 친구들은 저를 좋아했고 집에 초대도 해서 한국음식도 맛 보여주고 영화도 같이 보러 다니며 정말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아마 이 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일년이 지나 정들었던 친구들, 저를 아들처럼 여기며 잘 돌봐주셨던 호스트부모님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저는 지난 1년간 제가 한국에 있었으면 정말 평생 동안 하지 못할 경험들을 다 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1년간 많은 경험을 하고 생각을 할 수 있었기에 지금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아마 지금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었겠죠.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간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들 이었습니다. 저는 2009년 겨울, 제가 내린 결정에 대해 정말 손톱만큼의 후회도 없습니다. 1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만든 많은 추억들은 제 평생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은 도저히 이 짧은 후기로, 말로 표현이 불가능 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혹시나 주위에 교환학생프로그램에 참여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민 하지 말고 당장 떠나서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경험하고 부딪혀 본다면 11개월 후 결과가 어떻든 평생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끝으로 저에게 교환학생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주시고 좋은 호스트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신 Nacel Open Door 에 한번 더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후기를 보며 교환학생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은 학생들, 미국에서의 11개월간 파이팅! 하시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 경험들 많이 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